요즘은 영화 한 편 볼 때도 늘 고민이에요. "재밌게 시간 때울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바로 《허드슨 호크》였어요. 사실 브루스 윌리스 하면 딱 떠오르는 건 <다이하드> 같은 정통 액션물인데, 이건 뭔가 달라도 너무 다른 영화더라고요. 말하자면, ‘코믹한 도둑질에 갑자기 노래까지 부르는, 이상한데 매력 있는 영화’랄까요.

도둑질과 뮤지컬의 묘한 조화
영화는 전문 도둑인 ‘허드슨 호크’가 감옥에서 출소하면서 시작돼요. 딱 봐도 불운의 아이콘인데, 친구랑 커피 한 잔 하려는 그 순간부터 강제로 도둑질에 휘말리는 게 이 영화의 출발점이에요. 근데 웃긴 건, 훔치러 갈 때마다 시간을 노래 길이로 맞춰서 작업한다는 점이죠. 그 장면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Swinging on a Star’를 부르며 딱딱 맞춰 훔치는 장면은 솔직히 좀 웃기고 기발했어요. “이걸 진지하게 찍은 거야?” 싶으면서도, 그런 무드가 이 영화만의 유니크함이더라고요.
전개는 정신없지만, 나름 유쾌해요
스토리는 솔직히… 혼란스러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발명품, 로만 가톨릭, 세계 정복을 노리는 기업가 부부, 바티칸까지. 이런 요소들이 막 뒤섞이는데, 집중 안 하면 “뭐야 이게?” 싶어요. 근데 그 혼란 속에서 계속 웃기려고 애쓰는 배우들 모습이 어딘가 정겨워요. 특히 그 음모론스러운 과장된 전개와 대사들이 오히려 저는 B급 영화 특유의 재미로 느껴졌어요.
브루스 윌리스의 실험 정신, 칭찬해
알고 보니 이 영화, 브루스 윌리스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작품이라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그가 얼마나 이걸 즐기며 찍었는지가 느껴지더라고요. 딱히 멋져 보이려고 하지 않고, 진짜 “내가 재밌는 거 만들어 볼게”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의 능글맞은 표정과 유머감각, 장난기 넘치는 대사들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어요.
결론 – 이 영화, 싫어할 수 없어요
냉정하게 보자면, 《허드슨 호크》는 완성도 면에서는 평이 갈릴 수밖에 없는 영화예요. 심지어 개봉 당시에는 혹평도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이 영화가 실패작이라기보다는 실험작이라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 시스템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거든요.
_“이상하게 빠져드는 영화”_란 말, 딱 이럴 때 쓰는 거 같아요. 쓸데없이 유쾌하고, 터무니없이 기발한 도둑 뮤지컬 코미디. 보고 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어쩐지 기분은 좋아지는 영화. 《허드슨 호크》, 평소에 조금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면 한 번쯤 추천해요.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