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22

영화 문 감상 - 고요한 우주 ‘문(Moon, 2009)’은 조용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영화였어요.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철학적인 심리 드라마에 가까웠죠. 처음엔 단순히 '외로운 우주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중반부터는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감정이 뭉클해졌어요. 1. 달에 홀로 남겨진 남자· 3년 계약, 끝을 향한 카운트다운주인공 샘은 달의 헬륨-3 채굴 기지에서 3년간 혼자 근무 중이에요. 지구와의 통신은 제한적이고,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AI 컴퓨터 ‘거티’뿐이죠. 이제 곧 계약이 끝나고 지구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뭔가 이상한 일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해요.· 내가 '나'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중반 이후, 샘은 사고 후 의식을 잃고 깨어난 뒤 자신과 똑같은 남자를 .. 2025. 4. 22.
월플라워 감상 - 가장 어두운 시기에 피어난 작은 위로 누구나 한 번쯤은 외로웠던 시절이 있죠. 말 못할 고민이 마음속에 맴돌고, 누군가 알아봐 주길 바랐던 그 시기. 월플라워는 그런 시간을 조용히 꺼내어 위로해주는 영화였어요. _‘그때의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_ 를 준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 소개샤이한 소년 찰리의 성장 일기찰리는 내성적이고 친구가 거의 없는 고등학생이에요. 그의 이야기는 편지 형식으로 펼쳐지며, 관객은 마치 그의 비밀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돼요. 새 친구들과의 만남, 사랑, 과거의 상처를 통해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마음에 스며드는 청춘의 순간들이 영화는 큰 사건보다는, 조용히 흐르는 감정의 변화를 다루고 있어요. 파티, 첫사랑, 음악, 도서관, 졸업식 같은 작은 순간들이 모여 찰리의 마음을 채워 .. 2025. 4. 21.
패터슨 감상 - 평범한 일상에 깃든 시의 아름다움 일상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때, 가끔은 멈춰서 그 안의 작은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영화가 필요하죠. 패터슨은 그런 영화였어요. 화려한 전개도, 극적인 사건도 없지만, 보고 나면 괜히 마음이 잔잔해져요. 마치 오래된 일기장을 천천히 넘기는 기분이랄까요? 영화 소개버스 운전사이자 시인, 패터슨뉴저지 주의 ‘패터슨’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패터슨’이라는 이름의 남자. 그는 낮에는 버스를 운전하고, 틈날 때마다 시를 쓰는 삶을 살아요.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지만, 그 안에서 시를 찾는 그의 눈은 아주 특별해요.지루한 듯 따뜻한 리듬영화는 일주일 동안의 일과를 아주 천천히, 반복적으로 보여줘요. 같은 길을 달리는 버스, 같은 바에서 마시는 맥주. 하지만 그 안의 작은 차이들이 쌓이며 관객에게 잔잔한.. 2025. 4. 20.
러빙 빈센트 감상 - 살아있는 유화로 만나는 반 고흐의 마지막 이야기 가끔은 영화 한 편이 그림 한 점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러빙 빈센트는 그런 영화 중 하나였어요. 특히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눈과 마음을 동시에 울리는 경험이었죠. 이 영화는 단순한 예술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한 편의 살아있는 유화처럼 느껴졌어요. 영화 소개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러빙 빈센트는 반 고흐의 그림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애니메이션이에요. 약 6만 점의 유화를 한 장 한 장 그려서 만든 만큼, 시각적으로 정말 독보적이에요. 모든 장면이 캔버스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반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줄거리는 단순히 반 고흐의 삶을 다루는 게 아니라, 그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예술 영화지만 서사적으로도 몰입도가 꽤 높았어.. 2025. 4. 19.
영화 디 아워스 감상 세 여자의 하루가 보여준, 인생 전체의 무게《디 아워스》는 한 편의 긴 시 같았어요. 처음엔 누구 이야기인지, 왜 이 세 여자의 삶이 교차하는지 헷갈렸지만, 점점 인물들의 감정과 시간이 얽히면서 _삶과 죽음, 자유와 억압, 선택과 후회_라는 주제가 선명해졌어요.버지니아 울프, 로라 브라운, 클라리사 본.서로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 살았지만그들의 고민은 다르지 않았어요."나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나는 지금의 삶에 충실하고 있는 걸까?"그 질문이, 너무도 조용히, 너무도 깊게 전해졌어요. 여성의 역할이라는 틀 안에서 갇혀버린 감정들이 영화가 인상적인 건, 세 명의 여성 모두가 겉보기엔 ‘괜찮아 보이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에요.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고, 친구가 있고, 사회적 위치도 있어요... 2025. 4. 18.
영화 어톤먼트 감상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어톤먼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브리오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멈칫했어요. ‘그 작은 착각 하나가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모두 그런 착각 한 번쯤은 저지르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진실을 오해한 그 순간,사랑은 찢겨졌고, 삶은 방향을 잃었고,그녀의 마음에는 _평생을 짊어져야 할 죄책감_이 남았어요.그 감정을 따라가는 내내 가슴 한편이 무거워졌어요. 로비와 세실리아, 그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었을까그들의 사랑은 짧았어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감정이 담겨 있었어요. 억눌려 있던 열정, 나누지 못했던 진심, 그리고 한순간의 비극.전쟁이 그들을 갈라놓았지만,사실 가장 잔인했던.. 2025. 4. 17.